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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로웨이스트여행

세계의 제로 웨이스트 도시 여행기

by richmond-1 2025. 4. 24.

제로 웨이스트 도시를 여행하는 이유

여행은 새로운 풍경과 문화를 마주하는 설렘이지만, 동시에 수많은 쓰레기와 자원의 소비가 뒤따른다. 과잉 관광, 일회용 플라스틱, 지역 자원 고갈 등의 문제가 이어지면서, 이제는 '어떻게 여행할 것인가'에 대한 질문이 더 중요해졌다.

바로 이 시점에서 주목받는 것이 제로 웨이스트 도시다. 이들 도시는 단순히 쓰레기를 줄이는 수준을 넘어, 지역 전반에 걸쳐 지속 가능한 삶의 구조를 실현하고 있으며, 여행자에게도 환경을 고려한 특별한 경험을 제공한다.

제로 웨이스트 도시 여행은 단순한 관광을 넘어, 지구와 공존하는 삶의 방식을 배우는 기회다. 이제부터 세계 곳곳의 제로 웨이스트 도시를 여행하며, 그들의 실천과 매력을 소개하려 한다.

세계의 제로 웨이스트 도시 여행기

1. 슬로베니아 루블랴나: 유럽의 조용한 친환경 혁명

슬로베니아의 수도 루블랴나(Ljubljana)는 유럽 최초의 제로 웨이스트 도시를 선언한 곳이다. 이 도시는 전체 생활 쓰레기의 60% 이상을 재활용하며, 매립률은 유럽 최저 수준에 속한다. 중심가는 차량 통행이 제한되어 있어 자전거나 도보로 이동하기 편리하고, 쓰레기통이 곳곳에 잘 정비돼 있다.

루블랴나의 숙소 대부분은 환경 인증을 받은 에코 호텔이며, 지역 식당에서는 로컬 유기농 식자재를 사용하고, 포장 없는 판매가 일반화돼 있다. 루블랴나 제로 웨이스트 정책은 도시 전반에 퍼져 있어, 단순한 규제가 아니라 생활 속 문화로 정착돼 있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이 도시를 여행하며 인상 깊었던 점은, 현지 주민 대부분이 자연스럽게 분리수거와 친환경 습관을 실천하고 있다는 것이다. '제로 웨이스트'가 의무가 아닌 ‘일상’이라는 점이 여행자에게도 큰 울림을 준다.

2. 일본 가미카쓰: 쓰레기 분리수거 45단계의 마을

 

일본 도쿠시마현의 작은 마을 가미카쓰(Kamikatsu)는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제로 웨이스트 마을이다. 이곳은 쓰레기를 무려 45단계로 분리수거하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으며, 소각장이나 매립장이 없다.

여행자로서 이 마을을 방문했을 때 가장 인상 깊었던 건 ‘제로 웨이스트 센터’다. 이곳에서는 분리수거에 대한 안내와 함께, 직접 업사이클링 체험이 가능하며, 재사용품을 나누는 프리마켓도 운영되고 있다.

가미카쓰 제로 웨이스트 마을은 작지만 강력한 메시지를 던진다. 시스템이 아닌 사람의 습관과 공동체의 가치가 제로 웨이스트를 실현하는 원동력이라는 것을 몸소 느낄 수 있다.

3. 미국 샌프란시스코: 도시 규모에서 실현된 제로 웨이스트

미국에서 가장 앞선 친환경 도시 중 하나인 샌프란시스코(San Francisco)는 이미 2009년부터 음식물 쓰레기 의무 분리수거를 시행해 왔고, 2020년까지 쓰레기 제로 목표를 내걸었다.

여행자 입장에서 이 도시를 방문하면, 커피 한 잔을 사도 플라스틱이 아닌 생분해 가능한 컵에 담아주는 시스템이 자리 잡고 있다는 것을 바로 느낄 수 있다. 도시 곳곳에는 재활용 안내 표지가 잘 되어 있고, 제로 웨이스트 마켓, 에코 호텔, 전기차 충전소 등도 쉽게 찾을 수 있다.

샌프란시스코 쓰레기 제로 목표는 단지 캠페인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법제화와 시민 참여를 통해 현실화되고 있다. 대도시에서도 제로 웨이스트가 가능하다는 강력한 사례다.

4. 캐나다 밴쿠버: 환경과 도시가 공존하는 모델

밴쿠버는 ‘세계에서 가장 살기 좋은 도시’ 중 하나로 손꼽히지만, 동시에 친환경 도시 모델로도 유명하다. 2030년까지 '세계에서 가장 친환경적인 도시'가 되겠다는 목표 아래, 쓰레기 감축과 에너지 효율화, 친환경 교통 확산 등을 추진하고 있다.

밴쿠버의 카페와 레스토랑에서는 플라스틱 빨대 사용이 금지돼 있으며, 생분해성 용기를 사용한다. 도심 곳곳에 위치한 '제로 웨이스트 숍'에서는 알맹이만 구매할 수 있고, 포장을 직접 가져가는 소비문화가 자연스럽게 정착돼 있다.

밴쿠버 친환경 도시 사례는 도시가 단순히 환경을 보호하는 공간이 아니라, 사람과 자연이 공존할 수 있도록 설계된 곳이라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이곳을 여행하면 도시가 줄 수 있는 지속 가능성의 미래를 미리 체험할 수 있다.

5. 제로 웨이스트 도시를 여행하며 느낀 점

세계 각지의 제로 웨이스트 도시를 여행하면서 느낀 공통점은, 이들이 모두 생활 속 작은 실천을 통해 큰 변화를 만든다는 점이다. 이 도시들은 거창한 기술보다 사람들의 의식 변화, 지역 커뮤니티의 힘, 정책의 일관성이 결합되어 만들어졌다.

또한 이 도시들을 방문한 여행자들도 자연스럽게 그 실천에 동참하게 된다. 개인 텀블러를 사용하는 것, 포장 없이 쇼핑하는 것, 지역 상점을 이용하는 것이 당연해지고, 그 경험은 다시 일상으로 이어진다.

지속 가능한 도시 여행은 지구를 위한 실천이자, 스스로 더 나은 삶을 살아가기 위한 선택이다. 이 여행기처럼, 제로 웨이스트 도시들을 직접 경험해보면 우리가 일상에서 실천할 수 있는 변화들이 얼마나 많은지 깨닫게 된다.